요란한 봄비가 내리는 오늘, 5월 18일은 광주민주항쟁 4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한열은 대학생이 되어서야 사진과 비디오, 책 등을 통해 광주항쟁의 기록을 만나게 됩니다. 80년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그는 거리가 피로 물들 동안 부모님의 저지로 집 마당에조차 나가보지 못했다고 하네요. 광주에 있었지만, 대학에 들어올 때까지 광주민주항쟁의 실상을 제대로 보거나 들은 적이 없었던 것이죠. 광주의 실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그는 사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고 많은 사회과학 서적을 읽으며 학생운동에 참여하게 됩니다.
위의 사진은 이한열이 연세대 재학시절 사용하던 책갈피입니다. 1985년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라는 책이 출판되는데 그 때 같이 제작된 책갈피입니다. 5·18 기념재단에 따르면 이 책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최초의 체계적인 기록물로, 항쟁에 참여했던 광주시민의 시각과 증언을 담았다고 합니다. ‘폭도들의 무장난동’으로 왜곡된 광주의 진실을 알리고 전두환 군사정권의 불법성과 폭력성을 폭로함으로써 19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풍지대에서 스스로 망각한 채 살아왔던 지난날이 부끄럽다’ 던 이한열. 책은 다 읽으면 책장으로 들어가지만 책갈피는 다른 책을 기다리며 내 옆에 있다는 것. 그가 읽었던 많은 책들과 함께 했던 저 책갈피에서 광주의 정신을 잊지 않으려는 다짐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