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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7월 9일 이야기1
글쓴이 : 관리자 등록일 : 2016-07-14 16:35:31 조회 :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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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복, 맨발, 산발 이런 여인네가 택시를 탄다면?


1987년 7월 9일, 이한열의 장례식이 있던 날입니다.

이애주 서울대 교수님은 연세대 백양로에서, 교문 앞에서, 시청 앞 광장에서

이한열의 넋을 위로하는 살풀이춤을 추셨습니다.

시청 광장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을 예상하지 못했기에

살풀이춤을 춘 이애주 선생님과 광주 가는 조문 버스가 너무 멀었죠!

이애주 선생님이 버스를 타려 쫓아갔으나 앞을 가로 막는 사람은 한 없이 많고,

다들 정신없는 상황이라 선생님이 탑승하지 않을 것을 확인하는 사람도 없고.

 

광주 진흥고와 금남로 노제에서도 춤을 추기로 약속된 상황.

선생님은 어찌어찌 인파를 헤치고 나와 택시를 탔습니다. 이 복장으로.

지갑이며 현금이 있을 리가 없죠.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에 가서 택시비가 없다 하니 그냥 내리라고 하더랍니다.


다음 미션은 고속버스 타기.

이 복장으로 고속버스 승강장에 가서, 당신은 광주에 가야 한다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차표가 없으면 태워줄 수 없다고 해서 차 2대를 놓치고.

이러저러해서 가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을 들은 어떤 분이

차표를 사주셔서 겨우 타고 광주에 도착하니,

이미 노제가 다 끝났더랍니다.


광주에선 어찌 다니셨는지, 서울엔 어찌 올라오셨는지, 짐작만 할 뿐입니다. ㅎ


* 이 이야기는 지난 7월 5일 이한열의 기일에 광주 추모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가던 버스에서,

이한열의 외사촌 형님이신 마대복 선생님이 들려주신 이야기를 토대로 썼습니다.

광주 노제에 이애주 선생님 춤이 없어 나중에 여쭤봤더니

저런 사연이 있었다고 하시더랍니다.


택시기사님, 광주 차비 대신 내주신 분 찾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