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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유고 글

자리 위에
글쓴이 : 관리자 등록일 : 2013-07-15 13:41:03 조회 : 3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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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위에

 

미치지 못할 그곳에

쭈그려 앉아 있을 그대와

발바닥을 맞대고

누워 잠이 든 여기 그대.

밤공기의 싸늘함은

한가지임에

그저 아득히 그 느낌은

멀리멀리 달아나고 만다.

그대 자리바꿈 그대

그몸 이 한몸 되어

어우러짐에

감기지 않는 공채는

서로를 떼어 놓으려 응시한다.

그대 살아가는 곳과

내 살아져가는 곳에서

서로가 해후를 기대하며

서로 다같이 살아가고자

이 밤,

스스로 흐느껴

그대 이름을 적어본다.

 

1986.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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