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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유고 글

글쓴이 : 관리자 등록일 : 2013-07-25 11:52:53 조회 : 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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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한 웅큼의 단순한 말씀과 한 이름뿐인 우리의 진리는 먹구름 속의 한점 태양처럼 곧 사라지고 말 것이다.

우리가 갖기를 원하는, 또한 가져야 하는 수많은 진리는 하루살이의 최후처럼 부자유스럽게 시간의 절대성 앞에 굴복하여야 한다. 영원함을 갈구하는 우리 인간들로서 그것은 미시적 존재만은 아닐 것이다.

영원함이 우리의 마음 속에 간직되어 있는 것을 우리는 너무 등한시한다. 진정 우리가 해야 할 일이란 이 마음의 진리를 캐내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표출하는 수많은 낱말들이 결코 시간 때움의 노가리가 아니라는 것을 소수는 알고 있다. 그 하나의 의미는 우리 자신이 등한시하던 영원한 진리인 것이다.

시간의 흐름은 우리를 어쩔 수 없게 한다. 이 한 순간의 소중함을 우리는 자로 재려 하는 것이다. 어느 시간만큼은 이걸 해야 한다고, 우리는 자로 재는 것이다. 모든 것이 그렇게 흐르며, 또한 우리의 진리도 한 걸음 한 걸음 순결과 불결의 모호함으로 퇴보하는 것이다.

진정 우리가 해야 할 일이란 무엇인가.

영원한 물음이다. 또한 영원히 응답자만이 줄을 잇는 것이다. 진정 우리가 해야 할 일이란 사랑이다. 모든 이에게의 모든 것에의 사랑이다. 사랑은 자기사랑부터 시작한다. 자신의 발 걸음걸음에 가치를 부여하고, 이 자리에 지금 서 있는 이유를 존재에 대한 사랑으로 돌리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이의 행동을 그렇게 사랑하며, 모든 것의 존재를 그렇게 필연적으로 사랑하는 것이다.

어리석은 자의 졸필을 한 줌의 사랑으로 감싸주는 것도 다시 스스로를 사랑하고 사랑해 주어야 하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인 것이다.

 

1985.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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