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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이야기

고등학교 때 끼적거렸던 낙서에서부터 교련복까지 평범했던 청년 이한열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유물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상현에게 쓴 한열의 편지 1
글쓴이 : 관리자 등록일 : 2020-11-19 10:49:04 조회 :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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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한열이 재수시절 친구 상현에게 쓴 편지를 소개합니다. 1985년 이한열은 서울에서 학원을 다니며 대입 학력고사를 준비했습니다.

 

뜻하지 않은 휴강에 우리 반 여학생을 못 만남이 섭섭했지만 뒤로 차치하고 우선 공짜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구나. 봄볕은 서서히 내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자칫 종로대학원생임을 방불케 하는 덕수궁의 플레이보이가 되지 않기 위해 약 5분간 시곗줄을 만지작거렸다. 결과, 남산도서관을 가기로 하고 한참 등산을 하여 현관 앞에 다다르니 수위 왈, ‘주민등록증 제시 바람’, 대한민국 국민임을 인정받지 못하는 나로선 어찌할 수 없이 또 다른 오묘한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단다.” (중략) 요즘 여기 생활은 또다시 반복성을 더해가고 있다. 가끔 내가 여기에 존재해야하는 이유를 캐묻는 공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수많은 심적 갈등이 때로는 표출되어 자신을 억제키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되면 또한 수많은 허탈한 생각으로 몇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재수라는 게 단지 공부 열심히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기도 한단다.”

 

이한열의 1985321일이 이 편지에 모두 담겨있습니다. 아침의 정전 에피소드와 남산도서관에서의 일, 아현동 친구집과 서울의 야경까지, 애처로우면서도 낭만적인 재수생의 타향살이가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그날은 이한열에게 조금 이상한 날이었습니다. 아침부터 계속된 사건, 사고로 생긴 시간적 여유로 인해 이런저런 생각들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재수를 겪어 보지 않고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얘기가 있죠. 그래서 고향의 친구에게 편지를 쓰며 스스로 힘든 마음을 달래고 있는 인간적인 모습이 보입니다.

 

수능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12월로 연기되었지요. 준비한 학생들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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