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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이야기

고등학교 때 끼적거렸던 낙서에서부터 교련복까지 평범했던 청년 이한열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유물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필통
글쓴이 : 관리자 등록일 : 2015-04-12 00:00:00 조회 : 103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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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에 근무하게 되면서, 정신의 근력에 불안감이 조금 덧붙었다는 심정을 가져요. 무게 때문인데요. 기념관의 모든 유물들이 유품입니다. 힘을 내어 유물 한 점, 한 점을 다루다보면, 원초의 슬픔과 긴장이 한 근, 한 근씩 늘어나게 되고, 곧 눈 앞 공기가 답답해져요. 이 안에서 근력을 올리는 힘은 당연히 스스로 내어야 할 몫이지만, 때때로 이한열로부터 재생의 힘을 받기도 해요. 유물을 통해 직접. 오늘의 유물은 이한열의 필통입니다. 이 필통 참 재밌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 힘이 들 때마다 보고 웃어요. 웃음은 빠르게 힘이 되지요. 연세대학교 학생이었던 이한열의 필통, 앙숙(?) 고려대학교의 기념품입니다. 책을 보면서 썼을, 필통 속에서 나온 책갈피 가운데 하나는 성균관대학교 건학 58...8주년 기념품입니다. 처음엔 넋 놓고 웃었어요. 누구나 공존을 꿈꾸며 살고 있어요. 그 공존이 훌륭할 수 있으려면, 공존의 경계를 함부로 세워 안팎을 구별하지 말아야 하고 자신 너머의 처지들에 쉼 없이 진심으로 친절할 수 있어야겠지요. 하지만 우리사회의 공존은 우선 ‘바로 자신’, 다음 ‘특정 우리’를 最先에 두고, 그게 最善이라 말하는 모습 같아요. 세 대학 친구들은 지금도 건강하게 공존하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책갈피는 고려대학교 필통이 안고, 필통은 연세대학교 이한열이 품고. 이한열이 직접 쓴 신분 증명이 필통의 바닥 재료를 채우고 있습니다. 명문이 나온 유물은 역사 연구에서 특히 중요해요. 이름 글자 '열'을 표기하는 시대의 방식은 'yoel'이나, 그는 'yol'이라 썼습니다. 학교이름 '연'을 'yon'으로 표기한 관례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 추정해보고 있어요. 그런데 왜, 한자, 한글, 영자 이름 모두로부터, 韓, 한, han을 잘라내었을까요? 여러분들의 지혜를 기다려볼게요. 2014.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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