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
옛날 어느 곳에 그리움이 묻혀 있었습니다.
그것은 理想의 무덤이며,
그것은 좌절의 뿌리였습니다.
지금은 누군가 캐어가 버린 보물이 되어버렸지만
그것은 분명 나의 보물이었습니다.
잃어버린 보물에 대한
나의 간절한 그리움은
이제
하늘나라 저편에서 비웃고만 있는 악마는 아닙니다.
그대는 그것을 소낙비라 불렀습니다.
어느 날 아침
방안에 흥건히 고인 물의 촉감으로,
후줄근하게 땅에 뿌리박은 청각으로,
나는
그것이 나의 소리임을, 나의 몸뚱아리임을
분명 깨달을 수 있었던 겁니다.
그것은 분명 옛날의 그리움만은 아니었습니다.
나는 새로운 그리움에 나의 남근을 깨우며
아침 밥을 먹으러 가자 졸랐습니다.
----------後 記----------------
그대는 나에게 소낙비가 무어냐 묻습니다.
그것은 나의 울음소리라 말하며,
나는 그것으로 하여금 웃음지을 수 있음을
그대는 나에게 그리움이 무어냐 묻습니다.
그것은 나의 피안이라 말하며,
나는 그것으로 하여금 태양을 즐길 수 있음을.
그대는 나의 나의 나입니다.
그대는 내가 나임을 나에게 말한 나입니다.
그대는 그리움이며 소낙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