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구 술 한잔에 너의 손을 담그련다 술 한잔이 너의 손에 스며들면 난 술 한잔을 너의 손을 주지육림 삼아 삼켜 넘길란다 그리고, 속이 울렁이고, 목까지 가득 차면 내 더러운 오물을 너의 묘비 위에 걸쳐 놓으련다 1 새벽 찬 슬픔을 주머니속에 가득 담고 흙먼지 나불거리는 도시의 아스팔트 위에 뿌리련다 새벽 찬 슬픔이 어이없이 입김으로 새어나가면 바로 그 자리에 멈춰서서 잠시 하늘을 바라보련다 만약 하늘이 아직 멀다면 난 차라리 흙먼지 일으키며 새벽 찬 슬픔도 다 모두가 떨쳐 버리련다 그리고 그 뒤엔 황색 실선만이…. 2 어느 가을날 주소없이 날아가 버린 은행잎에 나의 시선이 멈춘다 그 빈자리를 영상으로 채우며 나의 시선은 다시 멀리 날아간다 어느 가을날 정말, 정말 살아 사르고 싶어 난… 난… 이빨을 바득이며 멀리 날아가 버린 내 눈동자와 주소없이 날아가버린 은행잎을 왼쪽 손에 오른쪽 손에 움켜움켜 허공을 움킨다 3 점 선 선 선 면 면 면 면 면 면 면 면 면 면 그리고 이만한 공 공 간 간 그리고, 쓱쓱쓱쓱쓱쓰ㄱ쓰ㄱㅅㅅㅡㄱ 시간 시간 시시간간 그리고 나 또 나 또 나 나 또 나 나 나 그러면 1X2X3X4X5X6=720하고! 4 갑니까 갑니까 그리고요? 난 으스러지는 가버린 육신 넌, 또 옵니다 오니, 옵니다 그건 가는게 아닙니다 그건 오는겝니다 그건 오고 있는 으스러졌던 가버렸던 나의 싱싱한 육신입니다 갑니까요 아닙니다요 오고 있습니다요 5 버스 한대 지나간다 택시 한대 스쳐간다 자가용 한대 날아간다 난 발걸음으로 그들의 키를 가늠한다 그리고 손짓으로 버스를 세운다 그리고 올라타서 스치는 나는 것들을 유심히 바라본다 난 큰차가 좋다 왜냐면, 난 크니까 6 나를 생각하는 벗이여 나를 생각하여 너를 조심해 난 너를 생각하며 너를 믿는다. 내가 믿었던 벗이여 내가 믿고있는 벗이여 나는 너를 믿음으로 나를 네 옆에 간신히 받쳐 놓는다 친구야, 몸조심해라 그리고 무사히 나오너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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