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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유고 글

돌아
글쓴이 : 관리자 등록일 : 2013-07-16 13:47:29 조회 : 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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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아

 

너 아직 거기 있느냐.

사월에 던진 돌아.

꽃샘바람 몹시도 불어가는

길 모퉁이

 

연탄재며 밥찌꺼기

혹은 목 떨어진 개나리꽃 새

구부정하게 끼어앉아

깨진 머리로 빛나는

돌아.

어스름 무렵이면

한 잎 가득 피 베어문 하늘이

네 얼굴처럼 달려온다

 

날이라도 궂어

출출출 비 내리는 날에는

흠집 투성이 우리 가슴결엔

화들짝 살아오는 숨소리, 고함소리.

난장판으로 강물이 흐르고

뒷산 허리에선

우르르우르르

우뢰 몸서리 요란했다.

아직 거기 있느냐,

사월에 던진 돌아.

 

개나리 활활 일어설 때를 기다려

, 그 꽃잎 꽃잎에 생채기로 선

문 낼 때를 기다려

일 년이고 십 년이고

수유리 한 구석

차마 못 떠나는 돌아.

 

네가 못 떠나는 이 땅에

올해도 영영 남아 있다

우리는 영영 남아 있다

그 사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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