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찾아서
어느 날 둥근 보름달을 바라보며 어느 새 그렇게 시간이 흘렀는가라는 의문마저 갖게 되었다. 하지만 저 달은 이미 며칠 전부터 둥그런 모습으로 정체된 듯한 인상을 받았다. 유난이 이 달의 달은 만월에서 한참을 머물러 있다. 내 눈에만 그렇게 보였을까? 사람이 부족한 게 있으면 그것을 채우려고 허상까지 가져다 메꾼다던데. 나의 모습이 어느덧 부족한 마음으로 채워져 있는 것을 느끼고 무척 놀랐다.
내 나름대로 진리를 찾고자 1,2,3……명씩 열심히 만나려 했다. 가진 것 없이 주기를 바랬던 나의 마음이 뻔뻔스러웠던지 아무도 나에게 진실을 말해주지는 않았다. 한 걸음 걸음이 단지 교문을 향하여 들어섰을 뿐이고, 한 잔의 커피로 주고받았던 대화는 단순히 시간 메꿈으로 되어버렸다.
그 속에서 잡을 수도 있었을 텐데. 잡았다가 놓쳐버린 아쉬운 마음에 마음의 눈물을 글썽거렸다. 아저씨, 나 좀 도와줘요. 누구에게 외치는 듯한 목적 없는 메아리는 내 마음을 떠나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만약 나의 이 상태마저 허위라면 하염없이 눈물 흘리며 내 발자국에 이별의 키스를 하여야 할 것이다. 진실되고 싶다는 하나의 일념으로.
1986.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