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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마지막 투쟁
글쓴이 : 관리자 등록일 : 2013-07-25 11:55:06 조회 : 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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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마지막 투쟁

 

오월의 마지막 투쟁이 전개되었다.

살인적 가스의 작용으로 민주학우들이 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피의 오월이 서서히 잠들어간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던 나날들. 많은 것을 잃고 찾아낼 수밖에 없었던 깨달음들. 많은 시간들이 연달아 신문을 장식했고, 우리는 집회에서 많은 이슈를 주장했다. 십 여개 가량의 이슈와 5월의 노래들. 강의실 안에서도 그 노랫소리는 은은히 흘렀고, 수업거부의 민주토론에서 우리는 그 노래를 불렀다.

적과 흑으로 얼룩져버린 아이보리. 내가 왜 투석전에 뛰어들어야 하였는가? 눈앞에서 최루탄이 터지고, 그 매움조차 느낄 수 없는 투쟁의 선봉에서 왜 나는 그토록 잔인하게 돌을 던져야 했는가?

전경들에게 직접 돌을 던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던 나의 입이 무색토록 그들은 이미 나의 목표였다. 주먹만 한 돌이 전경의 방패를 타격했다. 나의 행동에 대해 타당성은 둘 수 없다.

한 사회 속의 개체로써 느끼는 한계. 인간적인 한계들. 사고의 동물들이 느끼는 한계. 이러한 한계상황이 오월을 온통 잠식시켰다.

 

1986.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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