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사랑
현. 영원한 사랑이 있다면 그것은 삶일 것이다.
우리는 삶을 사랑하기에 삶을 꾸리고 있다.
우리가 꾸리는 삶이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돌려진다면 그것은 자신을 뛰어넘어선 乘化이다. 초월한다는 것은 삶을 넘어선 죽음이다.
우리에게는 이성을 초월한 힘도, 본능을 억제할 힘도, 이성을 완전히 저버릴 힘도 없다. 그러한 힘이 있다면 그것은 만용이며 인간이기를 거부한 반항이다. 그렇다고 해서 승화할 힘이 있는 신인 것도 아니다.
타인을 생각한다는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자신만을 생각한다고 해서 그것이 ‘죄’는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아름다움이기 때문이다.
영원한 삶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의 믿음이다. 우리는 사랑을 믿기에 영원함을 생각한다. ‘영원함’이란 거짓인지 알면서도 인간이기에 믿는 환상이며 참이다. 우리는 ‘영원함’이란 ‘막연’ 속에서 삶의 위안을 받는다.
삶이 상처뿐인 것이라 할지라도 사랑에 의해서 치유 받고 사랑으로 영원할 것을 믿기 때문에 우리는 삶을 희구한다. 삶은 사랑이다.
-1986.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