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6월 9일 오후 5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은 이한열은 두뇌 손상으로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로 옮겨집니다. 무자비한 군사정권의 공권력에 쓰러져 힘겨운 사투를 벌였지만 7월 5일, 끝내 하늘의 별이 되고 맙니다.
오늘 소개할 소장품은 1987년 6월 15일, 이한열의 상태가 위독하여 수술은 불가능하고 증세완화 치료를 하고 있다는 주치의의 기자회견 발표 내용이 담긴 문서입니다. 주치의를 맡았던 정상섭 박사는 이한열이 입원한 후 병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경과를 직접 챙겼다고 합니다. 정 박사는 이한열이 병원에 실려왔던 시점부터 이미 그의 병세에는 수술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호흡, 혈압조절 등을 관장하는 뇌관 중추가 모두 모여있는 부분에 최루탄 파편이 박혀 있었고, 그 부분이 손상되어 부종이 뇌를 압박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술보다는 대증요법을 통해 부종을 가라앉히고 합병증을 막는데 최선을 다한다고 적혀있습니다. 뒷면에는 수기로 치료 과정에 대한 문의 항목과 답변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는 이한열기념관 4층 상설전시실과 e뮤지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