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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이야기

고등학교 때 끼적거렸던 낙서에서부터 교련복까지 평범했던 청년 이한열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유물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두 장의 조끼
글쓴이 : 관리자 등록일 : 2016-06-22 00:00:00 조회 : 6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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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빛 바랜 사진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이한열의 영정사진으로 사용되어 많은 이들에게 영상으로 각인되어 있는 증명사진, 또 하나는 한열이 중3 때 가족들과 산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두 사진에 모두 조끼가 보입니다. 30여 년 전 한열이 입고 사진을 찍었던 그 오래된 조끼들을 지난 2015년 한열의 어머니가 기념관에 기증하셨죠. 공들인 보존처리 후 기념관에서 공개하고 있습니다.

 

영정사진 속의 털실 조끼는 그가 고2때 어머니가 떠주신 것입니다. 재질은 양모. 당시 제작된 양모는 요즘 제품과 달리 수축방지 처리가 되어 있지 않았죠. 물빨래를 하지 않고 보관해왔는데도 세월의 흐름 속에 자연 수축되어, 지금은 어린이 옷 크기로 줄어들었습니다. 보존처리 과정에서도 줄어든 옷 크기는 원 상태로 복구할 수 없어 지금 이 크기로 전시합니다.

 

등산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조끼는 기성품을 구입한 것으로, 당시 유행하던 기하학적 문양이 눈에 띕니다. 많이 줄어든 상태라 원래 크기로 복원하기는 어려웠죠. 재질이 가죽이라 보존처리 과정에서는 건식 세척을 했습니다. 이날 등산은 가족들이 무등산에 함께 오른 나들이었는데, 당시 고3이었던 큰누나는 함께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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