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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펠로우 후기: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 소장 박동찬 활동가
글쓴이 : 관리자 등록일 : 2025-07-01 15:13:58 조회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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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박동찬이라고 하고요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이하 경몫연)’라는 비영리단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목’ 대신 ‘몫’을 쓰고 있죠. 오타 났다고 자꾸 지적받기도 하는데요. 한국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지만, 몫은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알리겠다는 의미입니다. 그중에서 ‘경계인’이라고 하면 일단 ‘국경’을 넘어온 사람들 또는 꼭 국경이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 안에서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들을 의미합니다. 그런 사회적 소수자, 이주민, 동포, 그리고 이주배경청소년의 인권을 옹호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이한열 소셜 펠로우쉽에 어떻게 지원하게 되셨나요?

A. 제가 학부를 연대에서 나오기도 했지만, 동문을 떠나 윤동주 시인과 이한열 열사를 늘 롤모델로 생각해 왔습니다. 일제 식민 지배에 맞서 문학으로, 펜으로 저항한 삶이 있었다면, 현대에 와서는 이한열이라는 사람이 있었던 거죠. 자신의 몸을 던져서 행동한 청년이 있었다는 사실을 학부에 다니면서 그들의 삶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기념사업회보다는 이한열이란 존재를 먼저 알았고, 그러다가 신촌에 마련된 기념관도 참관할 기회가 있었고, 기념사업회의 존재와 여러 활동을 알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주변에서 정말 여러 사람이 지원해 보라며 포스터를 공유 해주셔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Q.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최근 들어 인권 이슈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잖아요. 이주배경청소년의 머물 권리, 탄핵 정국에서의 중국인 혐오, 아리셀과 같은 이주노동자의 산재 문제 등 대응할 것들이 많다 보니 뜻이 맞는 몇몇 벗들과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를 약간 급조했습니다. 이런 이슈들에 대해서 혼자서 대응하는 것보다는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또 폭넓은 연대를 구축하자는 생각에서 사람과 의제를 모으는 플랫폼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몫연은 한마디로 이주인권을 옹호하며 환대와 평등을 가치를 한국 사회에 정착시키기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슬로건으로 세 가지를 얘기하고 있는데요. ‘주체를 더 젊게’, ‘연대를 더 넓게’ 그리고 ‘의제를 더 새롭게’입니다. ‘주체를 더 젊게’는 사회운동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 후속 세대를 비축하자, 활동가의 재생산과 젊은 활동가들 간의 접점을 만들어내자는 겁니다. ‘연대를 더 넓게’는 아직까지 한국의 사회운동이 의제에 따라 칸막이가 좀 쳐지는 경향이 있어요. 이번에 선정된 소셜 펠로우십 같은 경우에도 솔직히 같이 선정된 다른 동료 두 분과도 연대할 지점이 아직 그렇게 많이 안 보인다는 게 안타까워요. 때문에 여러 운동들 간에 ‘따로 또 같이’ 할 수 있는 여지를 모색해 보고 싶었습니다. 마지막 ‘의제를 더 새롭게’는 우리가 사회운동에서 다루는 의제들, 목표들, 운동의 방향에 대해서 젊은 세대가 납득하고 공감할 만한 이슈나 방법론을 발굴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10년 전에 하던 얘기를 끊임없이 되풀이하고 반복하면 거기에 공감해서 유입될 사람은 크게 없다는 거죠. 물론 바뀐 게 없어서 똑같은 얘기를 계속하는 건 별개의 문제지요. 젊은 세대가 이주인권운동에 더 공감하며 결합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고 싶습니다.

 

Q. 어떤 활동을 주로 하시나요?

A. 

크게는 연구, 교육, 연대, 확산, 이렇게 4가지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는 이민 관련 정책 제언이나 관련 이슈를 가지고 포럼과 토론회, 세미나 등을 꾸준히 주최하고 있습니다. 교육 사업은 여러 단체, 학교, 공기관의 요청에 따라 다문화 이해 교육, 문화 다양성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주배경청소년 대상 진로 탐색, 대학 탐방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연대는 말 그대로 이주인권 관련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연대체에 결합해 함께 투쟁도 하고, 힘을 보탭니다. 대표적으로 작년에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라고, 화성의 리튬배터리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잖아요. 그때 연대의 일환으로 대책위에 결합하며 유가족들에게 통역을 제공하고, 유가족 투쟁기금 모금도 하고, 사건을 공론화하는 일들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확산 사업은 이러한 이주인권 관련 의제를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중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대림동 걷기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사실 대림동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범죄우발지역 등 부정적이잖아요. 하지만 실제로 가보면 이주노동자의 성실한 땀 냄새가 나는, 사람 사는 동네라는 것을 알리고, 이주민과 선주민이 이런 오해를 불식하고, 평등하게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죠. 2년 넘게 운영 중인데 지금 천 명 넘게 다녀가셨어요. 며칠 전엔 다른 단체와 협업해 동대문 중앙아시아거리 탐방도 진행했어요. 이외에 사람책도서관, 북콘서트, 공동체상영회, 국경여행 등 이주인권 이슈가 더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의 활동 중 기억에 남는 게 있을까요?

A. 

아무래도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 자체를 만든 일이죠. 며칠 전에 어떤 지인분이 해주신 말씀인데 최근 몇 년간 제대로 자리잡고,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는 신생단체를 못 본 거 같다는 거예요. 경몫연을 만드는 게 맨땅에 헤딩과 다름없었는데, 소소한 변화로 이어지고 있어서 뿌듯하기도 합니다. 지속 가능성의 고민이 늘 있습니다. 2년 넘게 굴러오고 있다는 것은 어쨌든 주변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고, 경몫연 존재의 당위성을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다는 거겠지요. 저조차도 확신이 없었는데 오히려 주변에서 경몫연의 가치를 긍정해 주는 모습들을 보면서 감동받고 위로받고, 정말 큰 힘을 얻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를 꼽자면 아리셀 참사 같습니다. 사실 이전에는 활동한다면서도 아주 뜬구름 잡는, 그러니까 현장과 괴리돼 있는 그런 운동을 해왔다는 거죠. 물론 정책 개선, 제도 개선 다 중요하지만, 그동안 현장과 당사자들에게서 떨어져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우리가 시혜적으로 뭔가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운동의 주체로, 연대의 대상으로 대하고 함께 해 나가야겠다는, 결심의 계기가 됐습니다.

 

Q. 단기적, 장기적 목표가 있을까요?

A. ‘본캐’와 ‘부캐’라고 하나요? 아직 학교에 적을 두고 있거든요. 본캐로는 대학원을 계속 다니며 이주 관련 연구를 한다면 부캐로 현장 활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목표는 아무래도 빨리 연구자로서 라이센스를 취득하는 겁니다. 한때 자기소개할 때 연구활동가라고 별생각 없이 얘기하고 다녔는데, 호기롭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 난 연구도 하고 활동도 하겠다고 선언한 셈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오만하고, 자신을 과대평가한 발언이었죠. 둘을 병행하는 게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솔직히 연구가 텍스트든 논문이든 결과물을 도출해 내야 하는 작업인데 시간과 여력이 따라주질 않습니다. 운동의 당사자성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문성도 착실히 쌓아가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우리 일상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확산하고 있는 활동가들을 장려하는 이한열 소셜 펠로우쉽에 선정되어서 영광이고요. 이주인권과 민주주의가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우리가 민주주의를 상상할 때 흔히 선거나 투표 같은 제도적 민주주의에 갇혀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민주주의를 그대로 해석하면 민(民)이 주인이 되는 세상입니다. 그럼 한국 사회의 민(民)이 누구냐 했을 때 결국 한국 국적자로 굉장히 협소하게 해석해 왔다는 거죠. 지금 이주민의 수가 250만 명인데 그들은 비국민으로, 결국 권리 없는 사람들로 위치 지어집니다.

이번 탄핵 정국도 보십시오. 탄핵 찬성 집회 절반이 중국인이다, 는 가짜뉴스가 난무했잖아요. 저는 거기에 대한 팩트체크도 중요하지만, “근데 중국인이 집회에 나오는 게 뭐가 문제야?”, “계엄이 파괴하는 일상을 국적을 구분하지 않잖아.”, 이런 상상력으로 한걸음 더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민주주의 공론장에 초대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도 이주정책은 실종되고, 어떤 후보의 이주민 차별 주장만 득실대는 이 현실이 개탄스럽습니다. 그래서 오늘날의 민주주의는 민(民)의 개념과 주체를 확장시키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한국이 선취한 민주주의에 이주민도 무임승차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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