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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
2020년 《보고 싶은 얼굴》 전은 집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한 헌사이다. 6.25 전쟁 70주년 맞아 전시 주제를 분단과 평화로 정했다. 분단으로 집을 빼앗긴 사람들, 고향에 돌아갈 수 없는 이, 가족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이, 디아스포라로 외국을 떠도는 이, 수십 년 세월을 감옥에서 보냈으며 석방되어서도 내 한 몸 편하게 누일 수 있는 집을 가질 수 없었던 이들, 그리고 이들을 보듬으며 살았던 사람들.
‘분단을 보듬다’가 전시의 부제다. 이 작은 전시가 얼마나 위안이 될 수 있겠냐 마는 마음을 다해 분단으로 상처받은 이들을 따뜻하게 보듬고 싶었다. 어쩌면 이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는 분단으로 인해 온전치 못한 반쪽짜리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분단된 세상에서 태어나 자라난 우리는 그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올해의 얼굴로는 세계 최장기수 김선명 님, 마지막 빨치산 정순덕 님, 양심수후원회 사무국장 임미영 님, 미국에서 평화·통일운동가로 다리 역할을 한 정유미 님, 국가보안법으로 고난 받는 이들을 도맡아 대변했던 변호사 김승교 님을 모셨다.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는 《보고 싶은 얼굴》전에 처음으로 탈북 작가 선무와 캐나다 거주 일본인 작가 토모요 이하야가 참여했다. 한반도 남쪽의 작은 섬처럼 고립되어 있던 우리의 지평을 넓혀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노원희, 김옥선, 김지곤 작가도 회화, 사진과 영상으로 함께 했다. 이 과정을 “꿈꾸는 터”에서 영상으로, 장철규, 설지원이 사진으로 담아 기록했다.
“사람만 집을 부수지. 새들은 자기 집을 부수지 않아. 새들의 집을 부수는 건비와 바람··· 사람은 자기 집도 부수고 남의 집도 부수지요.” 일본군 위안부 길원옥의 증언을 재구성한 김숨의 장편소설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2018)의 한 대목이다.
분단의 상처를 보듬어 새로 집을 지어야 한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자유롭게 왕래하며 만날 수 있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꾼다. 아울러 비전향장기수 어르신들이 더 늦기 전에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염원한다.
이한열기념관 학예연구실장 문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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