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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
2017년 《보고 싶은 얼굴》에서 만나는 다섯 번째 얼굴 - 이정미
1966년에 경북 영주에서 태어나 1990년 을지대학 간호대학에 입학, 1기 학생회장을 지냈다. 1993년 청구성심병원 분만실 간호사로 입사, 교육선전부장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했다. 이정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사측의 부당함에는 단호하며 어려움을 함께하는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따뜻하고 너그러운 노동운동의 사표(師表)와 같은 존재였다”고 말한다. 정이 남달랐던 이정미는 정을 주는 데 사람을 가리지 않았다. 병원의 조리원, 간병인, 시설 관리 노동자들에게도 한결같이 대했고, 노동조합에 가입한 이상 끝까지 책임지려 했으며, 조리원 노동자들이 해고됐을 때도 발 벗고 나서 싸웠다. 이정미가 늘 강조해 온 것은 자신의 생활과 분리되지 않은 운동이었다. 노동조합 활동을 아무리 열심히 잘 해도, 집에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그 운동은 헛것이라고 했다. 가족구성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대화를 하고 인정받아야 한다고 했던 그는 평소에도 조합원들 가정일에 관심이 많았다.
1996년에는 위원장으로 당선되었다. 이후 연임으로 노동조합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식칼테러로 대표되는 청구성심병원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근절을 위해 노력했고, 노동탄압의 심각성과 중소병원사업장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만천하에 알렸다. 1997년 IMF 구제금융 신청 전에는 최대 흑자를 보았다며 10% 임금인상에 쉽게 합의했던 청구성심병원 측이 돌연 12월 월급 이틀 전 경영난으로 상여금 지급을 취소하는 공고를 붙이며 악랄한 노동탄압을 시작했다. 병원주는 깡패 용역을 고용해서 폭언과 위협, 구타를 서슴지 않았다. 파업을 앞두고 임시총회를 진행 중인 행사장에 난입하여 똥물테러, 식칼테러를 자행했다. 조합 간부들은 핸드폰, 녹취기, 카메라 세 개를 손에 꼭 쥐고 다니며 부당노동행위의 증거를 모아야했다. 이정미는 집으로 걸려오는 괴전화와 협박 때문에 가방에 가스총을 넣고 다녀야 했다. 한 조합원은 아이들에게 “엄마 이름이 ○○○이냐고 물으면 절대 아니라고 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사측은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차별하며 노조갈등을 부추겼다. 조합원에게 회식 일정을 알리지 않거나 조합원이 많은 부서에는 야식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물론 징계 남발, 잦은 경위서 요구, 호봉 차등 적용 등의 전략을 구사했다.
그는 청구성심병원 사측의 극심한 탄압으로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 와중에도 늘 조합원들을 챙겼다. 위암 판정을 받아 위를 절제한 후에도 맨밥 도시락을 싸들고 빈센트 병원의 파업장을 찾아가 조합원들과 함께 밥을 먹거나 장기투쟁 중인 사업장의 콘크리트 사무실에서 새우잠을 자며 헌신적인 활동을 했다. 청구성심병원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중소병원 노조 지원 사업에도 힘을 아끼지 않았다. 중소병원 노동조합이 약해서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지금 싸우지 않는다면 싸우는 이들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결국 싸우는 법을 잊게 될 것이라는 마음이었다. 그는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과 미조직 병원을 조직화하고 여성노동자를 위해 일하는 것을 목표로 마지막까지 노력했다. 2006년 위암이 재발했으나 치료와 노조일을 병행하며 헌신적인 활동을 펼치다 8월 19일 유명을 달리했다.
이 땅의 여성, 중소영세병원, 미조직 노동자, 연대의 삶을 몸으로 실천한 이정미의 뜻을 이어 받은 이들은 ‘이정미열사정신계승사업회’를 만들었다. 계승사업회는 2007년 1주기 추모제에서 결성총회를 갖고 매달 십시일반 회비를 모아 매년 추모행사를 열고 있다. 또한 이정미 노동자상을 제정하고 중소영세 여성비정규 투쟁사업장을 지원하고 있다. 이정미 노동자상은 여성, 중소영세 노동자들이 자본의 탄압에 굴복하지 않고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을 실천하고 있는 투쟁사업장 한 곳을 선정하여 상패와 투쟁지원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업회의 이런 활동을 통해 이정미의 정신은 아직도 살아 움직이고 있다.
# 정상현 작가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대학원 졸업 후 프리랜서 포토그래퍼로 활동하고 있다. 수많은 아티스트들과 포트레이트 작업 ‘faces series’를 진행하고 있다. 아티스트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숨겨진 내면, 본질적인 면을 렌즈를 통해 기록했다. 패션, 광고 사진작가로도 활동했다. 풍경과 다양한 살아 있는 것들을 기록하는 ‘Take me somewhere nice’란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08년 <풍경 너머 풍경>(갤러리인 갤럭시), 2009년 <post photo>(갤러리룩스)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이승열, 안녕바다 등 한국 인디뮤지션들의 앨범 쟈켓 작업과 홍대 문화지인 ‘StreetH’의 인터뷰 칼럼에 참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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