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23주기 노수석 추모일입니다.
노수석은 1996년 3월 29일
'김영삼 대선자금 공개와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 결의대회'에서
경찰의 토끼몰이식 진압으로 사망했습니다.
추모제에서 낭독한 추모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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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이에게
네가 떠난 교정에 올해도 어김없이 진달래 개나리가 피는구나.
너를 열사라고 부르는 분들도 있지만
그리 부르면 너무 멀리 있는 사람 같아
그냥 수석아, 하고 부르려고. 10년 선배이니 괜찮겠지?
1996년 봄, 너를 상상해 본다.
2학년 선배로 처음 후배를 맞아 함께 할 생각에 부풀었을 너를.
미친 듯이 오르는 대학등록금, 부족한 교육재정 등을 고민했던 너를.
소비자 물가 5% 오를 때 15%씩 오르던 대학 등록금,
그것을 고리로 우리사회의 여러 문제를 살펴보려던 너를.
문제를 문제라고 외치는 이들에게 최루탄과 곤봉을 날리고,
쓰러져있는 네게 적절한 조처를 취하지 않고,
함께 있는 이들만 체포해갔던 경찰도 같이 떠올려본다.
20년도 더 지난 요즘,
촛불로 대통령이 바뀌었어도 썩은 부위를 도려내기는 어렵기만 해.
제1당 야당대표는
“해방 후 반민특위 때문에 국론이 분열됐었다.”고 말하더구나.
연세 교정에서도 5.18관련 망언을 하는 사람이 있고.
벌 받을 이들이 제대로 벌 받지 않고,
상 받을 이들이 제대로 상 받지 않은 채 지나온 탓이지.
다음에 너를 떠올린 땐 수석아,
우리 이만큼이라도 바로 잡았어~
말 할 수 있게 살아가려고.
한열이 형과 함께 잘 지내렴.
2019년 3월 29일,
미세먼지 자욱한 봄날 꽃다운 너를 기억하며
선배 이경란 (이한열기념사업회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