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SBS '본격연예한밤'에서 영화 '1987'을 심도있게 다뤘어요.
지난주에 영화 소품 촬영하고 인터뷰도 했지요.
자료를 드리면서 비하인드 스토리 몇 가지를 말씀드렸는데
시간 제약 때문인지 다 넣지 못한 이야기 들려드립니다.
지난 4월 강동원 배우가
광주 망월동의 이한열 열사 묘소와 지산동의 어머님 댁을 찾아뵈었습니다.
묘소에 갔을 때 신기한 일이 있었죠.
1987년 7월 9일 광주 금남로에서 진행됐던 노제 때,
파랑새 한 마리가 만장 위에 한참 앉아있다 날아갔어요.
50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인 그곳에 말이죠.
그래서 사람들이 한열의 넋이 다녀가나보다 했었어요.
그런데 한열의 묘소에도
박새 한 마리가 묘비 한가운데 한참 앉아있다 날아갔어요.
마치 자신을 연기할 강 배우를 응원하려 박새로 변한 넋이 다녀가나 싶었죠.
이사 가면 혹시 넋이 못 찾아올까봐
여전히 한열이 어렸을 때부터 살았던 집에 살고 계신 어머니.
차가 막혀 강배우가 점심을 제대로 못 먹었다는 사실을 아시곤
뚝딱 낙불전골에 밥을 차려주셨습니다. 잘 먹어서 이쁘다고 하셨지요.
강배우는 그뒤에 이한열기념관을 찾아 이한열의 옷과 신발 등 열사의 흔적을 찬찬히 살폈습니다.
6월에는 어머님이 촬영장을 직접 찾기도 하셨습니다.
촬영 도중에 행여 다칠까 걱정이 태산이셨습니다.
강배우는 국내에 있고, 일정이 허락하면 사이사이 어머님을 찾아뵀습니다.
강동원 배우는 모든 촬영이 끝나고 후시녹음까지 끝난 11월, 또 광주댁을 찾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어머니가 상차리는 걸 돕기도 하고,
어머님은 직접 마당에 심어 직접 키운 배추로 김치를 담아 싸주셨죠.
어머님께서 강동원 배우를 '이쁜 사람' 또는 '애기'라고 부르세요.
가을부터 영화 '1987' 볼 걱정을 하시던 어머니.
"차마 어찌 보것냐" 하시다가도
"애기(강동원)가 애쓰고 했는데,
수고했다고 말만 하지 말고 가서 봐야 안 쓰것냐" 하십니다.
영화를 못 보신 것에 대해 강동원 배우에게 제일 미안해하십니다.
아들 역할 해주신 강동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