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민주광장의 추모식
12시 연세대 민주광장에서 제23주기 이한열추모식이 있었습니다.
연세대 상대
이한열추모식 기획단과 총학생회는
6월 1일 부터 9일까지 추모기간 중
이한열열사 추모사진전,
영화 화려한
휴가 와 2007년 제작된 6월항쟁 20주년 특집 방송 상영,
이한열열사 추모제를 진행하였습니다.
추모식에는
기말고사기간이라 그런지 학생들보다
유가협과 민가협의 어머님 아버님들께서 더 많이 참석하셨습니다.
첫 순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 과 마른잎 다시 살아나 를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배워야 부를 수 있을 만큼 이 노래를 모르니
정부에서 5.18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을 뺀다고 해도
학생들은 뭔 말인지도 모르겠구나 싶었습니다.
오신 분들을 소개하는데
OOO열사
어머님, ***열사 아버님이 한 없이 이어지는 것을 들으며
저렇게 많은 이들이 죽었구나, 저렇게 많은 이들이 죽어가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늘 오시던 박종철 열사의 아버님이 아닌 형님이 오셨습니다.
아버님이 편찮으신가 걱정도 되고 다시 한번 세월의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사회를 보는 학생, 인사말을 하러 나온 학생, 뒤에 서 있었던 몇몇 학생들이
타이트한 검정 정장에 힐을 신거나
한 모습을 보면서도 격세지감이란 말이 떠올랐습니다.
거기서도 실무담당 학생들은 티에 운동화이긴 했지만.
나중에 같이 밥을
먹는데 사회를 봤던 학생이
민가협 ***어머님, 장기수 선생님 ***선생님,……에서
장기수 가 성함인 줄 알고 왜 안 일어나시나
하고 여러번 불렀다는 고백도 있었습니다.
올해 추모제 자료집엔 학생들이 어머님 인터뷰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1987년, 장지를
학교 뒷산으로 하자는 아버님과 달리
보고 싶으면 묘지라도 봐야겠다고 망월동으로 하자셨던 어머님 얘기가 있었습니다.
장례식날
"신촌 사거리로 나가니까 사람에다 전경에다 기차철로가 어디고 이거는 하늘이 빙빙 돈거야.
그러니까 한열이 아버지가
나를 욕을 한거야.
이 여자야 너 어쩔래 여기서 문제가 나면 사람들이 죽게 생겼는데 우쩔거여.
그 때 되니까 앞이 깜깜해서 안
보인 거야. 이한열이 죽은 것은 문제도 아니여."
아버님이 장지로 학교 뒷산을 말씀하셨던 건,
학교 밖으로 나갔다가 혹 다른 희생이
생길까봐 염려가 되어 그러셨던 겁니다.
자식의 죽음 앞에서도 그런 분들이셨는데…….
저녁, 한열동산의 추모식
해마다 그렇듯 어둑어둑해지면
배나오고 머리 훤한 아저씨, 아이 손 잡은 아줌마들이
한열동산에
모여듭니다.
일년에 한 번 여기서만 보는 얼굴들도 있습니다.
장학생들이 함게 참여했더라면 좋았을텐데
기말고사 기간이고
지방학생이 많아 한명도 참석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어머님은 항상 고맙고 미안하다 하십니다.
낮의 학생들과 달리 그
자리에 모인 이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 도, 마른 잎 다시 살아나 도, 그날이 오면 까지
모두 소리 높여
불렀습니다.
헌화를 끝으로 한열동산에서의 모임은 마무리하고
함께 뒤풀이를 하며 추모의 밤을 지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