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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 분을 자랑스러운 동문이라고 결정하였습니까?-현 총학생회
글쓴이 : 관리자 등록일 : 2010-01-15 00:00:00 조회 : 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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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재학생을 대표하여, 총동문회에 여쭙습니다.


누가 이 분을 자랑스러운 동문이라고 결정하였습니까?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 덮인 광야를 지나갈 때엔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함부로 어지러이 걷지를 마라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오늘 나의 발자국이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마침내 후세들에겐 이정표가 되리니

 

일 제시대부터 수많은 연세의 동문들은 우리 사회의 진보와 발전을 위해 헌신해왔습니다. 오욕으로 가득 찬 한국 현대사에서, 수많은 동문들이 스스로를 태워 민족의 앞길을 밝히는 진리의 횃불이 되어 왔습니다. 이제 그 역사는 100년을 훌쩍 넘어 125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최고의 사학이라 불리는 연세대학교가 창립 125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2010년이 더욱 뜻 깊은 이유입니다.

그러나 지난 1월 12일, “자랑스러운 연세인상”을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을 비롯한 3인에게 수여하기로 결정한 연세대학교 총동문회의 결정에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서 정갑 국민행동본부장은 우리 사회의 통합과 민주주의의 성숙을 저해하여 왔습니다. 각종 사안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경찰보다 앞장서서 직접 “행동”으로 법치(?) 확립에 나서겠다고 무술 유단자 100여 명을 중심으로 애국기동단을 발족시켰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를 가스총과 3단봉으로 무장난입하여 강제로 파괴하였습니다.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 분이 무슨 의견과 주장을 피력하는 것이 문제가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폭력을 행사하는 방식은 우리 사회에 분열과 갈등을 조장할 뿐입니다.


무엇보다도 궁금한 것은 이러한 수상을 과연 누가 결정하였는지를 듣고 싶습니다.
그 어느 동문이 이 분을 자랑스러운 우리의 동문이라고 생각하는지, 2만 재학생들은 과연 어떤 사람을 자랑스러운 선배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어떠한 의견수렴도 없었다는 것이 그저 실망스러울 뿐입니다.

총 동문회의 이번 결정이 자랑스러운 연세의 이름에 과연 부끄럽지 않은지 듣고 싶습니다. 윤동주 시인을 비롯한 수많은 우리 선배님들 앞에서 떳떳한 결정이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이런 사람을 본받으라고 칭찬하는 것이 지난 100여년 동안 연세의 교정에서의 가르침이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만일 그렇지 않은 결정이었다면, 지금이라도 이런 수상은 철회하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총동문회의 현명한 결정을 부탁드립니다.

제 47대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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