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7일, 이한열기념관 이경란 관장은 신영복 선생님의 조문 차 한열의 모친이신 배은심 어머님을 모시고 성공회대학을 찾았습니다. 조문을 마치고 마침 온 김에 성공회대 민주기념관을 방문하기로 했죠. 어머님과 기념관을 둘러보던 이경란 관장은 순간 헉!하고 숨이 멈추는 듯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소재를 알 수 없었던 ‘한열이를 살려내라’ 판화의 나무원판이 그곳에 진열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이럴 수가.....도무지 자취를 찾을 수 없던 원판이 도대체 어떻게 해서 성공회대에 보관되어 있었던 것인지. 이경란 관장은 한편 반갑고, 한편 놀랍고, 한편 아쉬웠습니다. 아, 저 원판은 이한열기념관에 보관, 전시되어야 하는 것인데....
이 판화는 1987년 6월11일, 한열이 쓰러지고 이틀 뒤 최병수 작가가 이한열 피격 당시를 촬영한 사진을 보고 밤새 나무를 깎아 제작한 작품입니다. 현 이한열기념관 문영미 학예실장(당시 연세대 3학년)이 제작을 돕기도 했죠. 나중에 이 작품은 커다란 걸개그림으로 그려져 지금까지 6월 추모제 기간이 되면 연세대 학생회관에 걸리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판화원판이 성공회대에 가게 된 것은 이한열기념사업회 활동이 정체기에 놓였던 지난 2000년 경 최병수 작가가 성공회대 의뢰로 걸개그림 축소판을 제작하면서 기증했다고 하는군요.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발견한 이 원판이 어제(3월23일) 이한열기념관에 도착했습니다. 원래 있어야 할 곳은 기념관이지만, 아쉽게도 영구 귀속은 아니고 오는 6월 열릴 이한열유물전에 전시하기 위해 성공회대로부터 ‘대여’해온 것이죠. 아쉬우나마 여러분과 이렇게 만나게 되었으니 반갑기 그지 없는 일입니다.
29년 여름에 만들어진 그 판화 원판과(사진 오른쪽), 갓 원판을 새기고 찍어낸 초기 판화작품(사진 왼쪽)을 눈으로 직접 보고, 당시의 공기를 실감나게 호흡하고 싶으신 분, 꼭 6월에 기념관을 찾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