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수색초 6학년 1반 학생 23명이 담임선생님과 함께 기념관을 찾았습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주관하는 2011년 민주주의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현장 강사님의 지도 하에 방문한 것이지요. 오랜만에 기념관이 어린 새싹들의 활달한 재잘거림으로 북적거렸습니다. 학생들은 강사님의 설명을 들은 후 기념관 이모저모를 둘러보고, 혹은 탁자에서 혹은 배를 깔고 엎드려서 자신이 생각하는 민주주의를 그림과 글로 표현하기 활동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기념관이 소박하네요? 라고 묻는 학생도 있었어요. 강사님은 대답하셨습니다. 이곳은 정부나 기관에서 설립한 것이 아니라 뜻있는 개인들이 성금을 모아 만든 공간이기 때문에 화려하거나 규모가 크지 않지만, 여러 사람들의 정성과 애정이 담아 설립한 곳인 만큼 의미가 크다 고요. 학생들은 5월 광주항쟁과 6월 민주항쟁의 흔적을 담은 사진집에 큰 관심을 갖고 머리를 맞대고 함께 들여다 보기도 했고, 기념관 입구에 전직 대통령님들이 남긴 글귀를 읽으며 우와, 진짜 대통령도 다녀가신 거예요? 라고 신기해하기도 했습니다. ^^ 많은 학생들이 다녀가고 나면 때로 신발에 묻어 온 검 자국이 기념관에 남아있기도 합니다. 기념관 지킴이는 검게 들러붙은 검 자국을 칼로 긁어 떼어내면서도 기쁩니다. 검 자국이 많이 남는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분들이 기념괌을 찾고, 세상과 소통한다는 뜻이니까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 선생이 말씀하셨지요. 역사적 의미가 있는 집도 아무도 살지 않은 채 박제해 두면 폐가가 된다. 누군가 그 집에 살면서 사람들 방문도 받고, 집에 바람도 쐬고, 걸레도 치고 해야 집이 생명력을 갖는다 고요. 검 자국 뗄 일 많아지고, 걸레질할 일 많아져도 좋으니, 이렇게 어린 손님들이 더 많이, 저 자주 찾아와주길 기다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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