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시간이 되어가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가도 기념관을 둘러볼 수 있나요? 그럼요, 어서 오세요. 기념관이 존재하는 이유, 이곳을 찾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죠. 연세대 05학번이라는 이 청년은 오늘 처음으로 학내에 있는 이한열추모비를 찬찬히 봤답니다. 그리고 인터넷을 뒤져보니 신촌에 기념관이 있어 오고 싶었다고요. 혹시 늦을까봐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온 이 청년, 당시 정세며, 한열이 병상을 지켰던 우리들 얘기며 예, 예 하며 열심히 듣습니다. 한열이의 글은 찬찬히 읽어보고 싶다고 사진도 찍고요. 사무실에 와서 사진집과 정태원님의 미공개 사진까지 다 보고, 자기는 충동적으로 들렀는데 너무 많은 것을 느끼고 간다고 합니다. 그대 같은 이들이 있어 제가 이 자리를 지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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