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를 마치고 3층 전시관을 청소하고 있는데 불쑥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인솔자 분이 물으십니다. 사전에 연락없이 들렀는데, 관람이 가능하냐 고요. 당연합니다. 이렇게 연락없이 찾아오시는 분들이 더 반갑기도 하지요. 인솔자 분이 학생으로 보이는 10명의 방문자들에게 일본말로 설명을 시작하십니다. 앗. 일본 학생들이었군요. 기념관 일꾼은 과거 잠시 공부한 일본어를 밑천 삼아 인솔자 분의 설명을 귀동냥했습니다. 따로 안내를 해드릴 필요없이, 6월 항쟁에 대해, 기념관 사진 속 인물들에 대해 상세히 해설하고 계셨습니다. 기념관에 학생들이 많이 찾아오나요? 예, 특히 초등학생들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 수십 명씩 단체 견학오지요. 대학생들은 주로 인터넷 등을 검색해서 오고요. 80년대에 대학 생활을 했던 분들이 중고등학교 교사가 되어 학생들을 인솔해서 견학오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창한 일어로 인솔을 해주신 분은 평화박물관에서 일하시는 김영환 님이셨고, 10명의 학생들은 동경경제대 오프캠퍼스 프로그램 일행이었습니다. 동경경제대학의 서경식 선생님(형제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잘 알려진 서승, 서준식 님의 동생분)의 제자들이라고 합니다. 학생들을 인솔해서 연세대 윤동주 시비를 방문하려다 중간에 시간이 허락되어 기념관에 들르셨다는군요. 한국어를 읽을 수 있는 학생들이 많다며 기념사업회 리플렛도 모두 한 장씩 챙겨갖고 갔습니다. 정작 사무국 일꾼은 일본어가 너무 짧어서 와다시와 니홍고가 데끼마셍 아리가또 이정도 말 밖에 못했습니다만....^^;;;; 일본 학생들이 우리 민주화운동에 대해 공부하고 간다는 것이 참 이채롭고도 고마웠습니다. 기념관 일꾼이 대학에 다니던 시절에는 일본의 전공투 에 대해 공부를 했던 기억도 새삼 떠오르고요. 우리 젊은이들도 외국에 나갔을 때 이런 현장 체험학습을 할 기회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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