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이한열장학생 학생의 글 中...
" 중, 고등학교 시절, 저는 궁금한 것이 많은 학생이었습니다. 2008년 TV를 틀면 심심찮게 나왔던 광우병 문제, 2009년 용산참사까지. 제 주변은 평화롭기만 한데 왜 이렇게 TV로 보는 세상은 시끄러운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주변 누구도 그 궁금함에 답해주지 않았고, 같이 이야기하기조차 어려웠습니다. 입시에 치인 친구들은 공부에 여념이 없었고, 부모님도 말을 얼버무리셨습니다. 이렇게 전 그 세상을 나랑은 먼 곳의 일이라 여겼습니다.
대학교에 들어오고 등록금을 내고 기숙사에 살면서도, 처음에는 이렇게 높은 등록금과 불안한 주거환경을 당연히 여겼습니다. 서울에 왔으니 당연한 것이고, 제가 스스로 감당해야 할 문제라고만 여겼습니다. 그런데 총학생회에서 주관한 등록금, 주거 관련 행사에 우연하게 참여하게 되면서 그 생각은 달라졌습니다. 대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삶의 많은 부분을 결정한다는 사회적 압박 속에 저를 포함한 학생들은 공부를 해왔던 것입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사회가 만들어 낸 것이고, 그러므로 개인 혼자 감당하는 것이 아닌 사회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20대가 되고 주변을 둘러보니, 10대 때 느꼈던 TV 속 먼 세상 이야기는 이제 저랑 상관없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학에서 친해진 친구가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친구는 과 행사에 일절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길에서 그 친구를 만나 이유를 물었는데, 친구는 장학금을 타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 답하였습니다. 그 집엔 친구와 함께 대학을 다니는 오빠가 있었는데, 집안에서 두 명의 자녀의 등록금을 부담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오빠가 군대에 가버린 것이었습니다. 때문에 이 친구가 장학금을 타서 오빠의 등록금을 마련해야 오빠는 군에 다녀온 후 복학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처음 저는 공동체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였습니다. 누군가가 타의적으로 공동체에 배제될 수 있음을 처음 느꼈고, 그 상황이 내 주변에서도, 어쩌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문제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