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날들이었지만 위의 경험들은 제게 ‘사회에 대한 빚’을 생각게 하는 경험들이었습니다. 덕분에 저는‘사람은 제잘나서 사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 덕분에 사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좋은 삶이라는 것은 혼자 잘먹고 잘사는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할 수 있는 삶’이라는 것을 마음 속에 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대학에 들어간 이후 학생운동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2010년에 입학한 후, 주변의 선배들과 세미나를 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갔습니다. 세상은, 책을 들여다보기만 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사람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국가의 이름으로 폭력이 자행되는 집회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한진중공업, 명동 마리, 쌍차, 밀양, 안산 SJM, 강정 등 힘이 없어 착취당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함께 울고 함께 울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학내 청소노동자들과 연대활동을 하는 <맑음>의 대표를 맡으며 이전 어느 때보다 큰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당연하게도 저의 꿈은, 제가 직접 만났던 수많은 억압자들의 목소리를 모아 그들을 위한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은 역사 속에서 수없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언젠가는 해방의 그 날이 온다는 진리 또한 역사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앞서 언급한 좋은 삶이란,언제 올지 확신할 수 없으나 언젠가는 올 그날을 위해, 설령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한다고 해도, 심신을 다해 운동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