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하늘이 되었구나
강 은 교
그대 드디어 하늘이 되었구나
그대 신신한 바람 날리는 하늘이 되었구나
아름다운 유월의 젊은이인 그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젊음이인 그대
그대 드디어 이땅에 길 만들었구나
어둠이 어둠을 거두며 가는 길
피가 피를 안으며 가는 길
억울한 왼 죽음들 일어서는 길
그날, 천구백팔십칠년 유월 구일
최루탄 직격탄에 꽂힌 그대의 피묻은 부르짖음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그대의 부르짖음이 신촌을 흘러
그대의 꿈이 반도에 흘러넘치는 것을
반도에 누워 이리도 빛나는 것을.
그대, 아름다운 유월의 젊은이인 그대
이제 별이 되러 가는구나
우리가 마시고 있는 이 어둠의 연기
우리가 뿌리고 있는 이 거짓의 악취들
우리가 던지고 있는 이 탐욕의 살기들에
그대의 찬 빛을 뿌리시라.
우리 모두 똑바로 걸어가도록
우리 서 있는 이 벼랑
꼼꼼히 꼼꼼히 내려다보시라
이 싸움 무성한 삶의 행진에
이 울음 무성한 시간의 진흙구렁에
모오든 허약과 비겁과
모오든 거짓과 기회주의 위에
모오든 눈치와 눈치 위에
그대의 빛화살되어 언제나 내려오시라.
아름다운 유월의 젊은이
이한열 열사여.
피묻은 민주주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