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그날이었다 만남이었다 속박이었다 그날은 서로에게 세상을 열어준 날이었다 어슴프레한 그리움이 싹트는 날이었다 그로 인해 서로가 묶이는 굴레였다 춘삼월 열 아흐렛 날 덜 벗겨진 가슴팍으로 미려오는 추운 빗방울이 함께한 하얀 내의를 축축히 적셔버린 그대로 당하던 하얗게 변한 온몸의 우리였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에겐 아무런 슬픔도 지니지 못한 채 아무도 사랑할 수 없는 자에겐 아무런 미련도 갖지 못한 채 만나야 했던 우리는 우리에겐 굴레, 굴레이었다 지금 우리에겐 굴레의 끄나풀이 매듭지어져 혼란이다 어제 그대로의 모습이 갈려진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만남은 인간의 기본 전제입니다 그리고, 만남을 상정한다는 것은 삶, 바로 자체입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생각과 투철한 행동을 한다고 해도, 믿음이 없으면 허입니다. 만남은 믿음의 전제조건입니다. 만납시다. 해맑은 얼굴에서 서로에게 믿음을 주는 친구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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