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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유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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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관리자 등록일 : 2013-07-16 13:48:56 조회 : 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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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그 몰골 속에

인간이 들어 앉았다.

야누스의 심장을 가진 냉혈인간

웃음과 슬픔을 저승에 두고온

철골의 뼈다귀와

푸석푸석한 맥빠진 단백질이

5척의 몸뚱이와 반척의 얼굴을 뒤덮었다.

그에겐 하나의 과거가 있었다.

인민들을 기만하고 총칼을 양심에 처박았던

그런 과거가 있었다

,

만회할 수 없는 회의가 있었다.

그건, 사회 속에 용납될 수 없었던 짐승의 포효

인간들은 그를 짐승이라 불렀다.

인간들은 마침내 사냥을 나섰다.

인간의 탈을 쓴 악마를 쫓아

인간들은 나의 동굴로 횃불을 들이댔다.

야수의 몸부림과 인간의 사냥놀이가 열세평 동굴 속에서 난무했다.

승리는 인간의 품속에 들어갔고,

냉혈동물 이한열은 그 함성 속에서 신음했다.

인간들은 그를 먹지도 못할 바베큐를 만들어

다시 동굴 속으로 집어던졌다.

기적.

이한열은 인간으로 부활했다.

그리고, 인간들 속에서 평등하게 살았다.

이건 분명 기적이었다.

그는 저승에서 웃음과 슬픔을 가져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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