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 瞋 그리고 痴
사람이란 남의 일에는 因果를 승인하면서도 제 일에는 제가 당하는 것을 제가 당연히 받을 因果라고 생각지 아니하고 부당하게 받는 우연, 즉 횡액이라고 생각한다. 인과율이 지배하는 이 우주간에 횡액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우연이란 것은 인과와는 반대이므로 터럭 끝만한 우연 하나라도 통과된다면 우주는 부서지고 말 것이다.
사람이 제 일에 관해서 인과성을 믿지 아니하는 것은 이기욕이다.
제가 잘못한 과보는 받기 싫고 현재에 잘못한 과보도 받지 아니할 수 있다는 생각은 매우 어리석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치(痴)라고 한다.
인과의 법칙을 깨뜨리고서 좋은 것은 다 제가 가지겠다, 좋지 아니한 것은 하나도 갖지 않겠다, 이것을 ‘탐’이라 한다.
바라는 좋은 것이 오지 않거나 안 바라는 좋지 아니한 것이 굳이 오거나 할 때에 화를 내고 앙탈을 내고 하는 것은 진(瞋)이라 한다.
이러하므로 탐과 진과 치를 삼독(三毒)이라 한다. 그런데 이 삼독의 근원이 인과를 무시하는 痴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한번 痴를 깨뜨리고 因果의 도리를 똑바로 본다면 불평이 있을 까닭이 없고 원망이 있을 까닭이 없다.
-1986.2.3 佛文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