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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유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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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
글쓴이 : 관리자 등록일 : 2013-07-25 11:58:08 조회 :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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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

이야기를 끝내면서 곁다리로 생각나는 것은 사물의 본질을 투시할 수 있는 눈을 가진 훌륭한 작가라면 그는 어느 정도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는 것이다. 민형에 의해서 예견된 어떤 필연성이 곽서방에게 받아들여지느냐 않느냐는 별개의 문제인 것이고, 하여튼 그런 작가의 눈(양심이라 해도 좋다)이라는 것은 내가 민형을 증언하거나 매잡이라는 세 편의 소설에 관한 해명 못지않게 관심이 가는 일이다. (이 청준 매잡이마지막 부분)

 

이어도 하나 이어도 하나

이어 이어 이어도 하나

어이하멘 나 눈물난다

이어 맘말은 말낭근 가라

 

·물레소리에 묻혀 들었다간 되살아나고, 그러다가 문득 그 물레소리에 다시 묻혀 들어가 버리곤 하는.

·이어도는 피안의 섬이다. 三多島 사람들은 두려움의 방법으로 이어도를 그리워하며 사모한다. 인간에게는 이상이 있다.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실지로 뛰어들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그 상태 속에서 안주하려는 의식이 있다.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정열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정열을 발산할 수 있을는지. 계속 유지할 수 있을는지에 두려움을 갖는다. 그러면서도 인간들은 그것을 갖기를 바란다.

이어도는 우리에게 있어서 이상이다. 실지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상을 몸에 갖고 피안의 섬으로 떠난다.

 

-이청준 이어도를 읽고

 

[이어도]

·잇는다, 삶을 잇는다, 영원을 갈구한다.

·‘어이의 뒤바꿈말. 어이어시에서 변형된 것이고 어시에 접미사 가 붙은 것이다.

엇노래라고 전해오는 고려향가 사모곡의 별칭이다. ‘은 어미를 뜻한다. 이어도어머니의 섬이라는 뜻이다. 어머니의 탯줄로부터 인간이 태어났듯이 인간에게는 자궁 안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죽어서는 다시 그곳으로 들어가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왜 어이이어로 바뀌었나? 그것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피안이기 때문이다. 즉 저승과 이승은 모든 것이 거꾸로 라는 인식이 있다. 그래서 이어, 이어, 이어도라고 했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왜 이어도를 봤다는 사람들은 멍한 상태로 식물인간처럼 죽어가는 것인가. 그들은 선택받은, 다시 말해 인간들에게 이어도가 정말 있다는 인식을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생존해 오는 몇몇 선택받은 인간들이다. 그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나머지 여생을 그들이 지금 이어도를 보고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을 알려줄 뿐이다.

<86.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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